목화밭 엽기전
작가는 주인공을 괴물, 사회체계 바깥의 존재로 설정함으로써 인간 생활의 윤리적 가능성을 조롱한다. <목화밭 엽기전>에는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의 과천 일대라는 현실적인 시공간이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그 세계는 인간 야수의 정글이자 남성 원리의 왕국으로 그려진다. 약육강식과 권력의 원리만이 지배하는 곳이다.
그런데 왜 목화밭일까. 납치와 강간, 포르노그라피로 가득 찬 이 엽기적인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극단적 은유 또는 해부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 세상은 살 만한 곳인가, 그렇지 않은가. 해답을 찾는 일은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