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이 작품이 이상의 여타 소설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은, 이러한 무의미한 삶과 자의식의 세계로부터 탈출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표출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소설의 서두에서 주인공의 무기력한 삶이 박제로 상징되었다면, 결말 부분에서 표출되는 탈출에의 의지는 날개로서 상징된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라는 절규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탈출에의 의지는 미래로의 적극적인 투기라기보다는 결코 행동화될 수 없는, 자의식 속에서만 메아리치는 간절한 내적 원망의 표백에 더 가까운 것이다.
<날개>는 자의식 세계에 대한 뛰어난 묘사로 한국 소설사에서 심리주의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발표당시에는 리얼리즘의 심화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