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한뼘 지식 시리즈 109 - 도시의 미래를 세우다 거대 중장비
지하 깊숙이 터널을 지나는 지하철, 하늘 높이 솟은 빌딩, 도시와 바다를 이어주는 다리. 지금 우리가 발을 내딛고 있는 이 도시가 사실은 수많은 중장비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현재 서울 지하철 8호선 석촌역 사거리에는 9호선 3단계 연장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막상 가 보면 중앙차로를 차지한 간이 벽 안에 빨간 크레인 한 대만 놓여 있을 뿐, 공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지하로 내려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에는 땅 파는 기계 두더지 TMB 굴착기가 자리 잡고 있다. 긴 원통 모양의 중장비 TMB의 모습은 마치 영화 ‘설국열차’의 엔진을 상상하게 한다. TMB의 거대한 외관을 본다면 엄청난 기계 소리에 압도될 것 같지만, 놀랍게도 조용하고 진동이 없어 시민들의 일상에 전혀 지장 없이 공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TMB의 원리는 애벌레처럼 몸을 웅크렸다가 있는 힘껏 밀고 나가며 터널을 뚫는다. 이 원리의 시초는 18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런던 템스강 아래를 지나는 공사가 진행되다 기술력의 한계로 중단됐었다. 그때 터널 공법을 고민하던 선박 기사가 목재를 파고들어 가는 ‘배좀벌레조개’를 보고 착안해 만들게 된 것이다.
과거에 비해 현대식 TBM는 어떻게 더 발전했을까? 피자 칼차럼 생긴 날카로운 커터들이 달려 1분에 약 2번씩 회전하면서 지하를 파내는 것은 물론, 현재 연약한 토사를 긁어내는 삽도 함께 배열해 다른 지반을 파는 커터헤드를 연구 중에 있다.
이 책에서는 지구에서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해 하늘에서 일하는 크레인, 가장 큰 차 버킷 휠 굴착기와 도시에 동력을 제공하는 석유시추선 등 도시의 숨은 중장비의 원리와 구조를 모두 파헤쳤다. 앞으로는 또 어떤 중장비가 등장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지 기대하며 도시의 미래를 세우는 중장비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