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어색하지만 괜찮아 - 엘링 연작소설 시즌 02
노르웨이 현대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평가받는 잉바르 암비에른센의 대표작 엘링 연작소설이 출간되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엘링을 통해 자폐된 현대 사회에서 소실되어버린 삶의 근원적인 가치에 관한 질문을 독특한 방식으로 던진다. 소심한 성격에 대인기피증과 과대망상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만의 가치를 고수하며 세상을 향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연작소설 전체는 엄마와 나의 공동체 속에서만 생활해온, 사회적 접촉이라고는 전무한 엘링이 엄마의 죽음 이후 8, 9년에 걸친 시간 동안 겪게 되는 낯설고 힘겨운 변화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엘링, 어색하지만 괜찮아」에서는 엘링이 처음으로 친구를 만나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과 엄마와 함께했던 추억을 세심하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엄마가 죽은 후 보호자가 없는 관계로 엘링은 오슬로 시의 결정에 의해 강제로 요양원에 끌려오게 된다. 작품 초반에 엘링은 요양원에서 두려움과 경계심을 느끼지만 그곳엔 엘링이 심리적 안정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쏟아주는 군이라는 관리자가 있다. 덜 떨어진 오랑우탄 같은 남자 키엘과 한방을 쓰게 되면서 엘링은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키엘의 식욕을 가련히 여기면서 초반의 적개심을 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