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한뼘 지식 시리즈 094 - 신토불이 과학을 만나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경작할 수 있는 땅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기후 조건과 자연 환경이 좋아 질 좋은 농산물을 기르고 수확할 수 있었다. 먹을거리 생산을 주목적으로 농업 발전이 이루어졌고, 더불어 농업은 자연환경을 좋게 유지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미 FTA가 타결되고 세계 각국의 농산물이 수입되면서 언제까지 우리 농업이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농민의 불안감이 급증했다. 농업 정책의 뚜렷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방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외국 농산물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을뿐더러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하는 외국 쌀과 가격으로 승부할 수 없다면 다품종, 소량의 방식으로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좋은 밥 맛을 내는 고품질 쌀 생산이 곧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개발한 품종인 고품 벼, 삼광 벼, 풍미 벼, 운광 벼는 작물과학원이 평가한 결과 일본 최고 품종인 고시히카리보다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임상 실험을 통해 당뇨병과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특수 쌀을 먹여 그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다. 한 달 정도 먹으니 ‘살이 빠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 쌀이 바로 다이어트 쌀인 ‘고아미 2호’다.
더 이상 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소모적인 대응에 집착할 수만은 없다. 세계 시장을 향해 치밀하게 준비된 합리적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 전문가 집단의 기획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에서 얻은 노하우를 농업에도 적용해야 한다. 농업 기술에도 유전공학과 육종, 생산, 선별 공장, 유통이 하나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우리 농산물이 최고라는 무조건적인 ‘신토불이’를 외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신토불이 과학을 만나다』를 읽으며 벼에서 유용한 유전 성질을 뽑아내듯 우리 농산물이 가진 장점을 끄집어내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자.